2025-09-09
1년 반 넘게 제품 미발송한 혐의
경찰 “수 개월 걸리는 펀딩 방식…
피해자들이 몰랐다 보긴 어려워”
보드게임 펀딩 투자를 받은 후 제품을 발송하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당한 30대 남성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부산연제경찰서는 지난달 11일 사기 혐의를 받는 게임사 대표 A 씨에게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2021년 2월~2023년 9월 자사 홈페이지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보드게임 4종에 대한 펀딩으로 약 770만 원을 모금한 뒤,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투자금을 환불해 주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A 씨로부터 펀딩 후 1년 내 물품 지급을 약속받았으나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소통이 미흡하자 집단 고소를 진행했다.
A 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제품 지급이 늦어지긴 했지만 애초 제품을 만들 의사나 능력 없이 자금을 모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펀딩금으로 실제 제작에 착수했으나 코로나19로 해외 공장이 셧다운되는 바람에 생산하지 못했다”며 “이후 생산을 했는데도 제품 품질 문제 등으로 배송이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사기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제품 제작은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며 “고소인들이 펀딩 시작 후 3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피해 신고를 한 점을 고려하면 펀딩 구매 방식의 특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송 지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A 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이일권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계약 당시 피의자에게 제품을 제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 즉 기망의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며 “A 씨가 원제작사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서와 실제 발주서 등을 증거로 제출해 제작을 위해 노력한 점을 성실히 소명했고, 이를 통해 제품 배송 및 환불 지연에 고의가 없었음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디지털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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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투자받고 보드게임 ‘미발송 ·환불 불가’…게임사 대표 ‘불송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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