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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수 호황 골든타임과 미래 대비 재정운영

언론매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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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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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수 호황 골든타임과 미래 대비 재정운영

안일환 법무법인 대륜 고문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기술패권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기술 주도권과 미래 산업의 패권을 쥐기 위해 주요국들은 국가적 차원의 막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와 주력 산업에서 경합 중인 일본도 ‘강한 경제를 위한 공세적 재정투입’을 목표로 전략산업에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야심 찬 계획은 악화된 재정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상황에서 적자를 통한 확장재정은 국채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이에 적자재정 확대를 통한 투자재원 마련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방만한 재정으로 인해 쌓인 국가채무가 국가 명운이 걸린 전략적 투자 시점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회를 맞아 역대 최대 세수 호황으로 미래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맞이했다. 정부는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미래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에 경제 전반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은 시의적절하다.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 이유도 일리가 있다. 일반적인 추세를 뛰어넘는 추가 세수를 기금에 담아 미래 성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집중 투자, 7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적극 지원, 청년세대를 위한 투자 확대 등은 성장엔진 확충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세수 증가에도 고강도의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점은 재정운영의 효율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라는 인구구조 변화에 맞추어 교육교부금 개편을 추진한 것은 큰 성과다. 구조조정과 경상성장률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예산 증가율에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비율 등의 재정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이면을 보면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190조원에 달하는 세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 규모가 100조원 이상 늘어나는 점, 기초연금 개혁이 미뤄지고 있는 점 등은 신뢰받는 재정운영을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성장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끌었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생산적 투자를 통한 성장이 재정건전성의 핵심”이라며 재정규율과 미래투자의 선순환을 강조한 바 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마련된 소중한 자금을 마중물 삼아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선도적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생산적 투자를 할 기회다. 다만, 곳간에 여유가 생겼다는 이유로 선심성 지출까지 덩달아 늘어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강력한 재정규율 의지가 요구된다.

최근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은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부담과 재정위험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은 재정위험 프리미엄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세계 국채시장이 각국의 방만재정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채금리를 안정시키고 경제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라도 세수 여건이 양호한 이 시점에 재정건전성을 보강해 둘 필요가 있다. 역사상 처음 맞는 막대한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한 재정운영이 경제도약과 미래를 대비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성장을 위한 생산적 투자’와 ‘흔들림 없는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두 목표가 균형 있게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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